아까 낮에 프리마켓 둘러보고 집에 돌아와서 쉬다가
저녁에 다시 나에코짱이랑 유미코짱이 알바하는 라멘가게에 찾아갔다.

시부야渋谷에 있는 토마토 라멘 가게. 돈키호테 근처에 있다.

사실 별 기대 안 하고 순전히 오랜만에 유미코짱 볼려고 간거였는데,
이게 웬일?! 완전 맛있었음♥♥♥





모짜렐라 치즈 토마토 라멘
모짜렐라 치즈 토마토 라멘
중간에 네모난 허연 덩어리 2개 들어있는 게 모짜렐라 치즈.
얘가 생각처럼 잘 녹지 않아서 이로 잘라먹어야 하는 게 좀 옥의 티였지만;;
그래도 생각보다 정말 맛있었다.

토마토 수프에 라멘을 넣은 듯한 느낌?
보통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일본 라멘 느끼하다고 싫어하시는 분들 많은데,
이건 하나도 안 느끼하고 정말 산뜻하고 개운하다.

개인적으로 라멘 먹어도 국물은 많이 남기는 편인데
이건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고 완전 깨끗하게 비웠음.
나에코짱도 자기도 국물 안 먹는 편인데 다 먹었다고,
산뜻하니 완전 맛있다고 입에 거품물고 칭찬. ㅋㅋㅋ

그리고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,
보통 라멘집에는 아저씨들 위주의 남자 손님들로 가득 차있는데
여기는 손님의 대다수가 여자였다.
뭔가 스타일리쉬하고 시크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. (뭐래니)

암튼 얼마나 맛있었으면 둘이서 대화도 거의 안 하고
빛의 속도로 쳐묵쳐묵 *-_-*
아 또 먹으러 가고싶다~~~





한 가지 재밌었던 일.

유미코짱이 나에코짱 보자마자 "어라? 쌩얼이세요?" 라고 직격탄. ㅋㅋㅋㅋ
근데 난 원래 언제 어디서든 당당하고 쿨하게 쌩얼이니까 -_- 나한테는 아무 말도 안했심.........

사실 난 유미코짱이 얘기하기 전까지 나에코짱이 쌩얼인 것도 몰랐었음.
알게 뭐야............ ㅋㅋㅋㅋ

근데 그 말 듣고 나에코짱이 은근 상처 받은 것 같아서,
둘이서 막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거리는 "집 근처"라고,
"집 근처"에서는 쌩얼로 돌아다녀도 된다고, 자기합리화 했음. ㅋㅋㅋ





그러고 보니 참 신주쿠, 시부야, 하라주쿠 같은 번화가를
자전거 타고 내 집 드나들듯 다니는 나날이라니...

작년에만 해도 꿈도 못 꾸던 일.
앞으로도 있기 힘들 것 같은 일.

뭔가 감동스럽다.
(매달 피눈물 흘리며 비싼 집세 내는 보람이 있다.)

사람 많고 복잡한 곳이 그렇게 싫으면서도
막상 얼마 있지 않아 이런 생활과 안녕을 고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복잡하다.

에잇. 모르겠다.
즐길 수 있을 때 최대한 즐기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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