Tokyo Extravaganza   [2nd Day]



어제 큰 짐을 택배로 부친 탓에 이불이 없어서 집에서 못 자고 후배한테 신세졌는데
후배네 집 잠자리가 불편해서 새벽 일찍 눈이 떠졌다.
가만히 누워있는데 까마귀가 시끄럽게 까악까악 -ㅅ-;
'일본은 아침에 까마귀 소리 땜에 깬다고 하더니 진짜네-' 라는
쓰잘데 없는 생각을 하면서 일어나는데 어제 무리한데다
잠도 잘 못 자서 그런지 몸이 아주 구석구석 안 쑤시는 데가 없음. -ㅅ-;
그 때가 새벽 6시쯤이었는데 일어난 김에 출근시간 피할 겸해서 집으로 갔다.
야마노테센으로 4정거장 밖에 안돼서 그리 힘들진 않았음.

집에서 놀고 있는데 출출하길래 어제 사 온 컵라면 중 하나를 먹었다.


차슈멘
무늬만 차슈
차슈멘

근데 체크해 보니까 "인기 컵라면 베스트 5위"에 드는 컵라면은 아니었다. (-_-)
어쩐지... 맛이 별로더라;; 차슈도 차슈가 아니었음.
무슨 말라 비틀어진 베이컨 마냥;; 후우 -_-
다른 컵라면들을 믿어보겠숴!

택배 배달시간을 지정할 때 9시~12시로 정해놔서
아침 내내 기다릴 각오하고 집에 있었는데,
다행히 10시쯤 택배가 와서 대충 짐 풀고 씻고 나갔다.







외국인 등록증

일본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입국일로부터 90일 이내에 등록을 해야하는데,
휴대폰을 개통하거나 은행 구좌 개설하려면 등록증이 필요하기 때문에
되도록 빨리 등록해 두는 게 좋다.
오오츠카토시마구豊島区에 속하기 때문에 이케부쿠로池袋에 있는 구약소区役所에 갔다.
인터넷에서 알아보고 간 터라 그닥 찾기 어렵진 않았다.

(혹시 헤맬 누군가를 위한 이케부쿠로 구약소 설명:
JR이케부쿠로역 히가시구치(동쪽 출구)로 나가서
왼쪽으로 가다 보면 맥도날드와 빅 카메라가 보인다.
그 길로 쭉~ 가다 보면 건너편에 누리끼리한 건물이 보이는데
여기가 이케부쿠로 구약소다. 역에서 도보로 한 3~5분 걸리는 듯?)


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안내데스크에서 외국인 등록하러 왔다고 하니
3번 창구로 가란다. 사람 엄청 많았는데 이상하게 번호표를 보니 대기자는 1명.
응? 하면서 서류 작성하고 바로 접수했는데,
무슨 이상한 번호표를 또 주면서 전표 만드는 거 기다리란다.
외국인 등록증 나오는데 1~2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
그 사이에 일을 처리하려면 등록증을 신청했다는 전표(¥400)를 받을 수 있는데,
이걸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거였다.
그래서 다들 기다리고 있었구나. -ㅅ-;
근데 진짜 일본 행정처리 느리다느리다 말 많이 들었지만
진짜 승질나게 느리다!!! 아날로그의 극치!!!!!
사람들이 그리 많이 기다리고 있는데 어찌 그리 더디게 하던지;;
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기본 1시간이라 하던데
난 한 40분 만에 나왔으니 빨리한 편인가. (-_-)

전표를 주면서 아래↓와 같은 쓰레기 분리수거표도 줬다.
음... 장난 아니게 복잡하다. -ㅅ-;
일본은 진짜 쓰레기 분리수거에 목숨 걸더라. 대단해요~ 乃

쓰레기 분리수거표
쓰레기 분리수거표







휴대폰

전표를 받아들고 빅 카메라에 가서 휴대폰을 개통했다.
이거저거 보면서 기웃거렸더니 어떤 친절한 남자직원이 와서 도와줬다.
1년 이내에 해약할건데 뭐가 젤 싸냐고 했더니
1엔폰을 보여주면서 기기 자체는 1인데
2년 계약이라서 계약 끝나기 전에 해약하면 10,000 위약금을 물어야 한단다.
10,000 기기값으로 치면 된단 생각에 그냥 그걸로 하자했다.
플랜도 젤 싼 걸로 들고 ㅋㅋ 나의 저렴한 인생은 어딜가도 계속 되누나~
1엔폰이기 때문에 필수로 옵션을 몇 개 들어야 했는데
이건 한 달만 쓰고 해지할 수 있다.
결론적으로 "1엔"폰은 아니지만 다른 건 기기값이 워낙 비싸서
이거저거 따져봐도 그렇게 위약금 내는 게 젤 싸더라;;
글두 1엔폰이라고 막 허섭한 건 절대 아니다.

토시바 W61T
au by KDDI - Toshiba W61T
올해 봄에 나온 모델이라고 한다.
외부 액정이 없는 대신 서브 디스플레이(앞면 오른쪽 아래 구석탱이)에
7가지 색깔의 불빛으로 메세지 수신, 전화 수신 등을 알린다.

카메라는 324만 화소로 괜찮은 편이고,
좀 큰 편이긴 하지만 대신 액정도 엄청 크다.
DMB로 TV 볼 때 괜찮을 듯~
앞면 왼쪽 위에는 LED가 있는데 이게 또 엄청 이쁘다

색상은 애슬레틱 화이트, 댄싱 핑크, 세일링 블루 3가지 인데
난 두 말할 것 없이 핑크로 질렀음. *-_-*
흰색도 괜찮은데 좀 밋밋한 느낌이;;


댄싱 핑크

닌텐도 DS 핑크랑 비슷한 연핑크.
가격 대비 기능도 괜찮고 키패드, 액정 다 크고 깔끔하다.
완전 맘에 들어 꺄아

아 근데 한 가지 당황스러웠던 건
사용 가능한 언어가 일본어 하나뿐이라는 거 -ㅅ-;
다~ 계약했더니 직원이 "아 근데 이 폰 영어로 못 쓰는데 괜찮으세요?" 이러고 있다!!!
한국어는 기대도 안 했다만 설마 영어로도 안 될 줄은;;
그래도 거기서 취소할 수도 없고, 이왕 여기까지 온 거,
그래 한 번 최대한 일본식으로 해보자- 란 생각에 그냥 알았다고 했다.
집에 와서 매뉴얼 읽으면서 머리 깨지는 줄 알았음. -_ㅠ
무슨 매뉴얼이 그리 두껍댜?!?!
다행히 대략 1/10 두께의 "간단 매뉴얼"이 있어서 그것만 팠음.
그리고 이거저거 눌러보면서 해보니까 대강 알겠다. 휴우 =3
글구 휴대폰 기기 자체만 그렇지 문자나 이메일은 영어로 할 수 있으니까~
그래도 최대한 일본어로 보내야지 희희 *-_-*


부속품 & 사은품

au에서 사은품으로 이거저거 줬는데, 오른쪽에 있는 건 무슨 비치볼 같고
왼쪽에 있는 건 컵받침과 액정 보호필름 (옆 사람한테 안 보이는).







휴대폰이 개통되길 기다리는 동안 근처 라멘집에서 간단히 점심을 때웠다.
일본 본토에서 처음 먹는 라면인만큼 기본적인 걸 먹어보잔 생각에
미소 라멘을 시켰는데 뭐 그냥 그럭저럭~
뉴질랜드에 있는 라멘집에서 먹던 거랑 비슷한 듯. -ㅅ-;
막 "와우! 이 맛이야!!!" 이런건 없었는데
확실히 야채가 아삭아삭한게 맛있긴 했음.

미소 라멘
미소 라멘

근데 맛있게 잘 먹고 있는 찰나,
옆쪽 벽을 기어가고 있는 바퀴벌레 새끼를 발견. (-_-)
(우우우 내가 타자 치면서도 너무 싫다. ㅠㅠㅠㅠ
난 저 단어 자체가 몸서리 쳐지게 끔찍해!!!)
순간 식욕이 시속 3억km로 急 곤두박질 -_-
먹던 거 내버려두고 황급히 계산하고 나왔음;;
(먹은 거 올리지 않은 게 다행이다 진짜 -.,-)
아 진짜 일본에서 처음 본 바퀴벌레.
오늘 참 일본에서 처음 하는 게 많은 듯 싶다. -ㅅ-;
한국에서 1년 넘게 살면서 잘 피해갔는데
일본에선 온 지 이틀 째에 보냐?!?! 그것두 음식점에서 ㅠㅠ







뭐 암튼 끔찍한 얘긴 이쯤해두고,
밖에 나갔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우산을 살까말까- 하다가
편의점에서 봤더니 조잡한 투명우산이 ¥500이나 하길래
돈 아까워서 안 사고 잡지로 대강 비 가리면서 다녔는데
빗줄기가 점점 세져서 곧 급후회. -ㅅ-;
아무래도 하나 사야겠다 싶어서 편의점을 찾는데
일본에 널려있는 편의점이 왜 또 그 땐 없는 거니.
게다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살짝 길 잃어주시고 -ㅅ-;
우왕좌왕하다가 길거리에서 똑같은 (아님 비슷한~ 내 눈엔 똑같았음)
우산을 ¥200에 파는 걸 보고 바로 샀음.
어찌어찌하다 보니 길도 제대로 찾았고~
빅 카메라에 다시 가서 휴대폰 픽업하고
바로 지하철 타고 걍 집에 와버렸다.

원래는 나간 김에 은행 구좌도 개설해서
"일본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필수 3종 콤보"를 오늘 다 끝낼 예정이었는데,
다리가 너무 아프고 심각하게 피곤해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음;;
게다가 점심 먹기 전에 이케부쿠로에 있는 미츠비시UFJ 은행에 갔다가
그 악명 높은 "체류 기간 6개월 이하 외국인 노 쌩유" 규정 때문에
퇴짜를 맞은 터라 심기가 적잖이 불편한 상태였다. -.,-
아니 신용카드로 은행돈 끌어쓰겠다는 것도 아니고, 대출을 받자는 것도 아니고,
내 돈 내가 맏겨 두고 쓰겠다는데 왜?!?! 하여튼 진짜 이해 안 간다~
게다가 그 놈의 "6개월 규정"이 똑같은 은행이라도 지점마다 다르고
또 직원마다 다른 나이롱 규정이란다.
한 마디로 운이다 운. -_-)+
그래두 미츠비시UFJ가 젤 편하고 괜찮다던데...
낼 다른 지점 가보고 거기서도 퇴짜 맞으면
일단 우체국 통장부터 개설하고 천천히 알아봐야겠다.
(우체국 통장은 체류기간에 상관 없이 등록증만 있으면 개설해 준다고 함. 브라보!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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