소 대신 돼지

하루|하루 2008. 10. 27. 20:23 |
"꿩 대신 닭"이 아니고 "소 대신 돼지"
이 무슨 말이냐 하면 바로 돈 없는 타지생활의 서러움을 표현하는
금세기 최고의 명언이라 하겠다. -_ㅠ

어제 슈퍼에 장 보러 갔는데 시식코너에서 무려 스테이크를 굽고 있었다!
옆에서 알짱거리면서 있었더니 고기 굽는 아주머니가 한 점 먹어보라고 주셨는데
우와 막 입에서 녹아!!! ㅠㅠㅠ 고기 보니까 마블링도 장난 아니구~
가격도 생각보다 안 비싸서 바로 사서 구워 먹고 싶었는데
어제는 저녁 때 게스트 하우스에서 다 같이 저녁을 먹기로 했으므로. -_-;
오늘 저녁에 먹겠다고 다짐하며 눈물을 훔치며 슈퍼를 나왔더랬다.

그리하여 오늘 오후.
스테이크님을 알현할 생각에 발걸음도 가볍게 룰루랄라 슈퍼로~♬
간만에 위장한테 착한 일 좀 하겠다 다짐하며 고기코너로 갔는데,
(막 지금까지 못 먹었던 사람처럼 -_-;)
어제 그 스테이크를 봤더니... 아니 어제 대충 본 가격이
그 환상 마블링의 스테이크 가격이 아니었던 것이다!!
옆에 있는 다른 고기 가격이었나베. -_ㅠ 어쩐지 너무 싸더라...
스테이크는 하나 하나 포장돼서 그램 수에 따라 각각 다르게 가격이 매겨져 있었다.
그 중 젤 싼 게 ¥1,094.......... 진짜 엄청 고민했다. ㅠㅠ
한 끼를, 그것도 집에서 해 먹으면서 천엔 넘게 쓸 것인가...
그래도 크기도 꽤 크고, 마블링도 예술인디...
하지만 난 부르조아가 아닌걸.........
그 고귀한 스테이크님을 집었다 놨다 집었다 놨다 집적대기를 몇 번,
결국 포기하고 옆에 있던 돈까스용 돼지고기
(크기가 작아서 1개에 ¥200, 3개에 ¥500)
3개 사서 돈까스는 귀찮으니 그냥 구워 먹기로 했다.
(스테이크 보다 반 값도 안 되는데 세 덩어리나 준다규!!
물론 양 자체로 따지면 그렇게 많이 차이 나진 않지만... 흑흑
역시 이 저렴한 인생은 질보다 양인 것이여.)


아 어쩌다 "럭셔리 박"이 이렇게 됐누. ㅠ_ㅠ
스테이크님........ 우우.................... ㅠㅠ
소고기값이 싼 뉴질랜드에선 그렇게 막 좋아하지도 않았는데
여기 오니까 왜 이리 맛있는 거냐규. ㅠㅠㅠ

아무튼 눈물을 머금고 집에 돌아와서
끓는 물에 어제 사 둔 미소된장 풀고 미역 넣어서 미소국 끓이고,
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돼지고기를 잘 구워서 먹었다.
뭐 돈까스용이긴 했지만 그래도 고기는 고기!
좀 퍽퍽하긴 해도 먹을만 했다. *-_-*
일본에 와도 죽지 않는 이 타고난 요리실력 덕분인건가. 우훗~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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