Q: 요즘 에린이 아침에 눈 뜨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?

A: 달러-엔 환율 체크하기.



아 진짜 타지에서 살려면 그 나라에서 벌어서 먹고 살아야지
환전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아... -_ㅠ

나는 워홀 비자 신청 때문에 만들어 둔 여행자 수표 US$2,000만 들고 왔는데
달러-엔 환율이 어제 90엔까지 내려가는 바람에
앞으로 월급날까지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.
물론 비상금으로 원화도 좀 들고 오긴 했는데
지금 환율 보면 원화는 진짜 웬만하면 절대 바꾸고 싶지 않다. -ㅅ-;



※ 잠깐 나의 취업활동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,
일단 한 영어학원에서 영어강사 job offer를 받았다.
어떻게 된 건지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겠음.
근데 일단 6일간 트레이닝을 거친 후에 정해지는 거라서 확실하진 않다.
트레이닝은 2주 후에 시작하고, 그 후에 계약하게 되면 일 자체는 그 다음 주에 시작할 듯.
근데 일 시작하고 그 다음 급여일이 12월 26일이라
앞으로 적어도 두 달은 가져 온 돈으로 생활해야 하는 상황. T^T
하필 크리스마스 지나고 월급을 받게 돼서
크리스마스 때 쫄쫄 굶게 될지도;; 잠깐만 나 눈물 좀 닦고<




그런데 오늘 아침에 환율을 체크해봤더니 정말 간만에 조금 오른게다!!
어제 미국 증시가 급등해서 덩달아 환율도 달러 당 98엔으로 마감했단다.
기쁜 소식에 할렐루야를 외치며 부랴부랴 준비하고
우리 동네에 있는 미츠비시도쿄UFJ三菱東京UFJ 은행으로 갔다.
미즈호 은행이 더 가깝긴 한데, 간 김에 통장 만들기 한 번 더 시도해 볼 겸 해서~

일단 통장부터 만들려고 외국인인데 구좌를 개설할 수 있냐고 물어봤다.
저번에 가서 가능냐고 물어봤을 땐 만들어 줄 듯 하다가
외국인 등록증 카드도 없고, 카드가 있다고 해도
급료를 받는다던지 하는 뚜렷한 목적 없이는
6개월 이상 체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거절 당했었다.
(참고로 이케부쿠로 지점은 체류한 지 6개월이 안 됐으면
절대 안 된다고 처음부터 딱 잘라 말함. -_-)


이번에도 역시나 외국인 등록증 카드를 달라고 하길래
어제 픽업한 카드를 당당하게 보여주고. ㅎㅎㅎ
구좌를 왜 만들고 싶냐고 하길래 급료용 구좌라고 했다.
직원이 다른 곳에 가서 물어보고 오더니 알았다고 하면서
작성할 서류를 몇 개 내밀길래 다 작성했더니 무슨 추천 상품이라고 하면서
캐쉬카드+신용카드+기타 서비스가 되는 "수퍼 IC카드"가 어떻냐고 한다.
읭??? 난 외국인이라 신용카드 절대 못 만들 줄 알았는데;;
내 돈 맡긴다는 것도 안 된다고 할 땐 언제고 뭘 믿고 신용카드를 준다는 건지. -_-
뭐 아무튼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연회비가 무료인지 확인하고 *-_-* 그걸로 한다고 했다.

또 서류를 몇 개 작성하고 창구에 있는 다른 직원한테 넘겨졌다.
담당 직원한테 서류를 넘겨줬더니 다시 한 번 구좌 개설 목적이 뭐냐 물어보더라.
그래서 급료 받을 구좌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면서 회사 이름과 전화번호를 물어본다. ㄷㄷㄷ
학원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려주고, 내 여권에 있는 이름과
영어 이름이 달라서 영어 이름으로 말해야 알 거라고 영어 이름을 가르쳐줬다.
왜 직장에서 다른 이름을 쓰는지 겁내 의심하는 눈초리. -ㅅ-;;
영어강사라서 영어 이름을 써야 한다고 말해더니 납득하는 듯 하긴 했으나 모르지 뭐.

암튼 참 대단한게 내가 가르쳐 준 번호로 전화 걸어서 확인까지 하더라;;
그러니 직장이 없는 데도 무조건 가서 "급료용"이라고 뻥 치고
구좌 개설하려고 하면 엄청난 쪽을 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.
정말 매사에 조심스러워 하는 게 눈에 보였음. 그러면서 신용카드를 막 주냐?!?!
근데 문제는 내가 지금 거기서 일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
전화를 했더니 그런 직원 없다고 했단다. -ㅅ-;
그래서 내가 다음 달부터 일할 예정이라고 했더니
직원이 다시 전화 걸어 보고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확인됐다고 했다.
직원도 왠지 좀 미심쩍어하다가 확인돼서 내심 안심한 듯. ㅋㅋㅋ

아무튼 서류를 몇 개 더 작성하고
(직원이 새로운 서류 줄 때마다 "죄송합니다, 죄송합니다" -ㅅ-;
한 30분 동안 죄송하단 소리만 몇 십번은 들은 듯.)
통장 디자인을 고르라 하길래 나와 어울리는 귀엽고 깜찍한 디즈니 통장으로
(Explorer 창 닫지 말아주세요 제발)
그 자리에서 통장에 넣을 돈을 ¥1,000 이상으로 정해달라고 했는데
내 전재산이 마침 딱 ¥1,000 뿐. *^^* 꺄하핫~

서류 처리하고 통장 만드는 동안에 환전하러 다른 창구로 갔는데,
오늘 달러-엔 환율은 94엔 이더만. 그래도 어제 보다 올랐숴. ㅠㅠ
글구 난 여행자 수표라서 달러 당 96엔 쳐줬다. 희희희 *-_-*
어제 환전 못 한게 오늘 돈 버는 일이 될 줄이야.
전화위복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인가~ 핫핫핫~

환전하고 있는데 내 구좌 개설 담당 직원이 오더니
내가 쓴 서류에 이름 사이에 점 하나 잘 못 찍었다고 다시 써달란다. -ㅅ-;
(이어지는 "죄송합니다"의 퍼레이드;; 너무 죄송해 하길래 잘 못 쓴 내가 더 미안했음.)
아무튼 다 무사히 처리돼서 통장 받고,
"수퍼 IC카드" 사은품이라고 하면서 무슨 ¥500짜리 상품권하고
디지털 시계 중에 하나 고르라고 했는데
상품권은 대체 어디서 쓰는 지도 모르고 마침 시계가 필요했기 때문에 시계로 골랐다.

카드는 그 자리에서 발급하지 않고 나중에 우편으로 보내준단다. -ㅅ-;
그걸 또 어느 세월에 기다리누. 헤유 =3
아냐 카드 만들어 주는 게 어디야~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. -_ㅠ


사은품 디지털 시계
디지털 시계
완전 맘에 든다!!
디자인도 괜찮구 (숫자 표시 부분이 투명함)
시간, 날짜에 기온도 표시되고
알람 OR 세계시간 중에 정할 수 있어서
일단 세계시간으로 뉴질랜드 시간 설정해 놨음.
아우 공짠데 이 정도면 정말 땡큐지



디즈니 통장
나와어울리는귀엽고깜찍한 디즈니 통장
무헤헤~ 마음에 들어~~~ 꺄하핫



근데 은행을 나와서 자전거를 타려고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열쇠가 없는 거;;
완전 놀라서 은행 안으로 다시 들어가서 막 두리번 거렸더니
경비 아저씨가 "고객님~ 뭔가 찾으세요?" 라고 하길래
자전거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했더니 "아 여기 있어요~" 하면서
내 자전거 열쇠를 주셨음. 진짜 십년감수했네;; 휴우~







게스트 하우스에 와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어제 예고한 대로
적어도 밖에 나가지 않는 날은 빈곤궁핍처절라이프를 살아야 하므로 컵라면을 먹었다.


일신라왕
"일신라왕"
보통 인스턴트 라면이랑 좀 다른 生라면 타입인데,
정말 면은 잘 살아있드만. ㅋㅋㅋ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.



수제 푸딩
수제 푸딩
라면 물 끓이는 데 부엌에서 니혼상을 만났다.
니혼상이 푸딩 먹지 않겠냐고 하면서 직접 만든 푸딩을 줬다.
아 진짜 니혼상 완전 천사야. T^T 요리 솜씨도 완전 좋아. ㅠㅠㅠㅠ







저녁에도 이어지는 나의 빈곤궁핍처절라이프.
일본에 온 김에 꼭 한 번 먹어봐야겠다고 사뒀던 낫토를 먹었다.


낫토
낫토
낫토

저 코너에 있는 간장 비스무리한 소스를 섞어서 먹는 낫토.
근데 별로... 맛이.....;;
일단 냄새는 정말 엄청 구리다.
근데 그 정도 냄새는 맛이 있으면 참고 먹을 만할 것 같다.
청국장도 냄새 나지만 청국장 찌개는 왕 맛있으니까. -_-)b
근데 맛 자체가 별로;; 뭔가 좀 싱겁기도 하고...
냄새가 엄청 구린 거에 비해 맛은 삼삼하다.
생각했던 것보다 깊은 맛이 없고, 미끌미끌한 식감이 촘 별로;;

그래서 저 낫토가 3개들이인데, 나머지 2개는 도저히 못 먹을 것 같아서
드시고 싶은 분 드시라고 쪽지 붙여서 공용 냉장고에 넣어뒀다.
아까 체크해 봤더니 하나 없어졌던데. ㅎㅎㅎ 좋은 일 한건가? *-_-*

낫토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면 값도 싸고 영양도 풍부하고 진짜 좋을텐데.
하필 입맛에 안 맞아서... 흑 -_ㅠ
어쩜 저 브랜드 낫토가 맛이 없는 걸 수도 있으니
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른 거 한 번 더 먹어봐야겠다. 우훙훙~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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